세물고추가 많긴 했다.
[ 첫 번째로 수확하는 것이 맏물고추, 두 번째로 수확하는 것은 두물고추, 세 번째는 수확하는 것이 세물고추이다. ]
![]() ▲ 세물고추 © 피재성 푸릇팜 대표 |
아내가 왼팔골절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혼자 3일쯤 늦게 딴 것이 화근이었지만, 힘들게 진종일 고추를 땃다.
수확한 고추는 씻어서 쑤셔넣다시피 건조기에 가득 채웠고, 지인이 건고추를 가져간다기에 대체로 골은 듯한 것들을 꺼내 널어 말리려 비닐을 씌웠다.
![]() ▲ 수확한 고추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©피재성 푸릇팜 대표 |
이후 한나절쯤 열심히 배추골을 만들다 널어놓은 고추를 보니 아뿔사 희끗희끗 희나리가 돼가는 게 보이질 않는가?
덜 고른게 있었다. 낭패였다. 저걸 어쩌랴.!
다시 건조기로 옮겨 말리다 또다시 양근으로 마무리는 했지만, 저 희나리를 어쩌랴! 아깝지만 버릴건 버려야지.
아내왈, 내가 이번 더위에 자기때문에 고추랑 씨름하다 10년은 늙었다고 위로를 전한다.
![]() ▲ 배추모종 ©피재성 푸릇팜 대표 |
우리는 보신을 위한 순회를 마치고, 나는 자취생 이후 깔끔한 설겆이로 젖은 손을 닥아내는 행복을 맛본다. 어쩌면 밋밋한 탈없는 날들보다 가끔은 새로운 사건이 삶에 활력이 되기도 하나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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